왜 일본 금융인가
Japandesk는 일본의 금융과 암호자산 제도를 일본어 일차자료로 읽고, 한국 독자가 앞으로의 금융을 판단하는 데 쓸 수 있는 형태로 씁니다.
일본은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대금융국입니다. 엔화는 여전히 세계 주요 통화이고, 일본은행이 금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세계 채권과 외환시장이 반응합니다. 일본의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은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자금을 굴립니다. 일본 금융은 일본 안에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이 앞으로 마주할 문제를 먼저 겪은 나라입니다. 부동산과 은행이 서로를 밀어 올린 버블, 그 붕괴 뒤의 긴 저성장,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의 저금리, 이자가 사라진 세상에서 살길을 찾는 금융회사와 개인. 제로금리, 양적완화, 마이너스금리, 수익률곡선통제까지 지금은 익숙해진 통화정책 대부분을 일본이 세계에서 처음 썼습니다. 앞서갔기 때문이 아니라 먼저 궁지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를 미국과 유럽이 2008년 이후에 가져다 썼고, 한국도 언젠가 같은 갈림길에 섭니다.
우리가 보는 큰 그림
지금 일본 금융의 특징은 서로 별개처럼 보입니다. 금융회사를 촘촘하게 감독하는 금융청, 시장 깊숙이 들어간 일본은행,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암호자산 거래소 등록제와 자율규제.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것들은 하나의 역사에서 나왔습니다.
1927년 금융공황 이후 일본은 은행이 망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대장성이 금리와 점포와 상품까지 관리했고, 대신 어떤 은행도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 안정의 대가로 위험을 판단하는 능력이 사라졌고, 1980년대 자유화와 플라자합의가 겹치자 버블이 됐습니다. 1997년 은행이 정말로 무너지고 대장성이 해체된 뒤, 일본은 세계 금융의 실험실이 됐습니다. 그리고 마운트곡스와 코인체크라는 사고를 먼저 겪었기 때문에, 암호자산 규제도 세계에서 먼저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규제가 유독 신중하고 촘촘한 이유는 일본이 진보적이어서가 아니라 먼저 다 깨져봤기 때문입니다.
이 흐름을 알면 오늘 나오는 뉴스가 다르게 읽힙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금융청의 행정처분, 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제도의 변화가 왜 그 모양으로 나오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틀은 한국의 금융, 한국의 제도, 그리고 각자의 선택에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사건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하는 눈을 만드는 것이 이 매체가 하려는 일입니다.
지금 연재하는 것
시즌1은 이 역사를 12편으로 따라갑니다. 은행이 망하지 않던 나라에서 시작해 버블과 붕괴, 대장성 해체, 통화정책 실험을 거쳐 암호자산 제도에서 끝납니다. 매주 월요일 한 편이 나가고, 목요일에는 그 주 일본 업계 소식을 추린 주간 브리프가 붙습니다.